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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공연,전시,영화, 책 )/책26

[책소개] 시르트의 바닷가, 쥘리앙 그라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1인 시르트의 바닷가를 읽었습니다. 484페이지로 제법 묵직한 분량의 장편 소설로 프랑스 작가 쥘리앙 그라크의 1951년 작품입니다. 묵직한 분량이지만 줄거리 자체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오래되고 안정된 귀족 국가인 오르세나는 이웃나라인 파르게스탄과 오랜 세월 전쟁 중입니다. 주인공 알도는 오르세나 귀족의 명문가 자제로 오르세나에 권태를 느낍니다. 자청하여 떠난 국경지대에서 알도는 마리노 대위를 만나게 되고, 다양한 일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명목상의 전쟁에 지친 군인들이 농사꾼으로 변하는 등 여전히 권태를 느끼던 알도는 파르게스탄의 배를 봅니다. 권태가 만들어 낸 환상이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갑니다. 이야기는 환상적인 묘사와 함께 진행됩니다. 시간과.. 2024. 2. 27.
[책소개] 곤란한 결혼, 우치다 타츠루 우치다 타츠루라는 일본 작가의 결혼에 관한 책입니다. 그렇다고 주구장창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만, 작가는 "결혼은 왜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열변을 토합니다. 2017년에 나온 책이 맞나 중간에 다시 들춰봤을 정도로 다소 고루한 면이 있긴하지만, 포장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성실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덕분에 읽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결혼에 대한 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글이 있다면 단연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입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 2024. 2. 25.
[책추천] 각각의 계절, 권여선 문학동네에서 펴낸 권여선 작가의 2023년 단편집 "각각의 계절"을 읽었습니다. “안녕, 주정뱅이”로 권여선 작가를 처음 접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알콜향이 날듯한 생생한 음주 묘사가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취한 뒤 온 몸이 흐물흐물해진 기분과 다음 날 아침의 찜찜한 기억. 그 기분과 기억에 대한 묘사가 내 것들과 중첩되면서 이야기는 한결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로 "아직 멀었다는 말" 등을 읽었습니다. 이번 단편집 감상을 요약하자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로 풀어내는“ 이야기 입니다. 반전이나 강렬한 소재, 구성적인 실험없이도 좋은 단편을 쓸 수 있다고 보란듯 쓰여졌습니다. 그저 오래 숨겨놓은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차례 사슴벌레식 문답 실버들 천만사 하늘 높이 .. 2024. 2. 19.
[책소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북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저자: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출판: 디플롯 발행: 2021.07.26. 전체평을 하자면, 재밌지만 조금 아쉬운 책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인간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의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이 가득합니다. 개와 여우의 자기 가축화 가설 검증과정은 특히 흥미롭습니다. 보노보의 다정함 역시 놀랍습니다. 유인원화와 대안으로서의 접촉이라는 주장도 공감됩니다.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책이 향하는 결론은 다소 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결론을 향하는 과정이 그다지 부드럽고 명쾌하지도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듯 풀어쓰려고 한 노력이 오히려 논리 전달을 어렵게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가 스.. 2024.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