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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5번 레인, 가족이 함께 읽을만한 어린이 문학

by 55도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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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을 수상한 은소홀 작가의 <5번 레인>을 읽었습니다. 수상소감이 인상적이어서 먼저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배 속의 수박 씨앗이 자랄까 봐 걱정하는 아이들.
물속을 날아다니는 시합장의 선수들, 그런 반짝이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 혼자 보고 있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한 일은 마블링 물감처럼 물 위에 아름답게 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살짝 종이에 묻혀 본 것뿐이다.

 

 

  어린이문학이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괜찮을 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섬세한 감정도 잘 포착된 점도 좋았고,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소재로 이야기를 잘 풀어내서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을 꼽아보자면, 

 

  첫째로, 이야기의 결론을 쉽게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해진 결말을 향해 이야기나 인물들을 몰아가지 않고 주인공 '나루'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스스로의 힘으로 결말에 이릅니다. 덕분에 초희라는 인물이 도구적으로 쓰지 않고도 나루의 여전히 이기고 싶지만 한층 성장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어른이 아이에게 들려주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성장소설로서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둘째로, 다양한 인물들이 섬세하게 잘 그려졌다는 점입니다. 특히 언니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신체적 조건으로 수영을 포기하고 다이빙으로 전향한 사실적인 캐릭터가 이야기의 무게를 잘 잡아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언니를 이해할 수 없는 나루의 마음이나 관계도 잘 그려졌습니다. 

 

  마지막은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마음, 한계, 분노, 죄책감, 무엇보다도 놀라운 솔직함이 반짝이는 순간 같은 모습을 연결시켜 생각해 본다면 사진이나 영상보다 더 아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오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수채화 같은 표현으로 흐릿한 물 속 세상을 표현한 노인경 작가님의 그림도 너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의 자녀와 가족이 함께 함께 감상을 나눠보며, 읽어볼 만한 도서로 추천합니다. 

 

 

<인상 깊은 문장들.>

마음에 두 가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꼭 하나의 크기가 100중의 50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태양이는 마음의 크기가 남들보다 큰 아이일지도 모른다.
"운동 말고 공부하래. 운동으로 성공하는 건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잘하는 사람만이라고. 성적 떨어지면 바로 수영부 못 하 게 할걸."
“넌 공부 잘하는데 무슨 걱정이야?"
"넌 수영 잘하는데 무슨 걱정이야?"나루와 태양이가 마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남의 일은 다 쉬워 보이는구나."
"그치. 남의 일은 다 쉽지"

진실을 말하자면, 그건 아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날 승남이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햄버거가 아니었다. 수영복을 잃어버리고 세상을 잃은 것처럼 우는 초희를 보면서 승남이는 이상하게도 초희가 좋아졌다. 신기록을 세우는 애도 저런 걸로 우는구나, 엄청 바보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바보 같은 모습이 위로 가 되었다. 나루에게 한 번도 말한 적은 없지만, 목에 메달을 주 렁주렁 건 나루 옆에서 빈손으로 집에 돌아올 때면 승남이는 조 금 울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은소홀. 작가의 말.
"잘 흔들리고 넘어지세요. 다치지는 말고요.
불안한 세계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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