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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공연,전시,영화, 책 )/책

[책소개] 또 못 버린 물건들(은희경 산문)

by 55도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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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서야 신형철님이 진행하던 문학동네 팟캐스트에서 은희경 작가님 편을 청취했습니다. 무려 10년 전 컨텐츠인데도 문학에 대한 이야기라 그런지 어색하지 않고 재밌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 <새의 선물>을 읽었던 기억도 나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우연히 서점에서 은희경 작가의 산문집을 봐서 반가운 마음에 읽어 보았는데 인상에 남아 기록을 남겨 봅니다. 

 

<개요>

저자: 은희경
출판: 난다
발행: 2023.08.31.

쪽수/무게/크기 : 248쪽503g137*196*19mm

 

 

<감상>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목차를 보았는데 목차만 읽어도 재밌습니다. 내용도 목차만큼 재밌습니다. 이런저런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 덕분에 계속 책을 읽게 되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0 내 물건들이 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 7
1 술잔의 용량은 주량에 비례하지 않는다 … 13
2 감자 칼에 손을 다치지 않으려면 … 21
3 나의 구둣주걱, 이대로 좋은가 … 31
4 우산과 달력 선물하기 … 39
5 친구에게 빌려주면 안 되는 물건 … 47
6 다음 중 나의 연필이 아닌 것은? … 57
7 다음 중 나의 사치품이 아닌 것은? … 67
8 떠난 사람을 기억하는 일 … 77
9 목걸이의 캐릭터 … 89
10 소년과 악의 가면 … 99
11 솥밥주의자의 다이어트 … 109
12 돌과 쇠를 좋아하는 일 … 119
13 발레를 위한 해피 엔딩 … 129
14 칵테일과 마작, 뒤라스와 탕웨이 … 139
15 또 못 버린 물건들 … 149
16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인형 … 161
17 스타킹의 계절 … 169
18 메달을 걸어본 적이 있나요 … 181
19 책상에 앉으면 보이는 것들 … 193
20 마침내, 고양이 … 203
21 왜 필요하냐는 질문은 사절 … 213
22 지도와 영토와 번호판 … 223
00 겨울날의 브런치처럼 … 235

 

 

<인상 깊었던 문장들>


날이 더우니 간단히 국수나 해먹자는 '해맑은' 가족이 있다면 그에게 세상 안전한 감자 칼과 함께 부엌을 양보하고, 시원한 돗자리에 누워 소설을 읽는 여름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 말이다.

"언니, 달력을 선물하면 일 년 동안은 그 사람에게 기억될 수가 있어." 이것은 내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이다. 그 말에 언니, 즉 주인공은 이렇게 대꾸한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면 달력과 함께 버려지는 거니?“

정확하게 생각하려고 애쓰는 조금 전 내 소설 주인공의 말을 다시 인용해보자면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라는 건 아니다".

어린이는 정의로운 존재이므로 뜻밖에도 죄의식을 많이 느낀다. 어른과 다른 점이다. 그리고 자신이 나쁜 사람일까봐 두려워하는데, 그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다루기 쉽게 하기 위해서 착한 어린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겁을 주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일 때는 누구나 자신이 착하다고 믿고 싶어합니 다. 왜냐하면 착한 아이만이 어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 꾸중을 들을 때마다 큰 소리로 우는 아이들만 봐 도 알 수 있죠. 그애들은 잘못을 뉘우쳐서 우는 게 아닙니다.
혹시 자기들이 착하지 않은 아이일까봐 겁이 나서, 아니면 자기를 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억울해서 우는 거죠. 아이들 에게는 자기가 착하지 않은 아이로 보인다는 사실이야말로 사랑받을 수 있는 밑천, 즉 생존의 조건을 잃어버리는 일이거든요. 사랑을 원하는 것은 모든 약한 존재들의 생존 본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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