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비극을 끊임없이 오가며 허를 찌르는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안정효 작가의 번역이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좀 낯설지만 계속 읽다보면 빠져듭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는 좀 짜릿합니다.
미국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작이자 반전 소설의 걸작으로 잘 알려졌고, 초창기에는 인정받지 못하다가 차츰 영화/드라마로도 제작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한 해가 지나가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 던바가 클레빈저에게 되풀이했다. “이만큼이야." 그는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냈다. "일 초 전에 자네는 뿌듯하고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대학에 들어갔지. 지금 자네는 어느새 늙은이가 되어 있어."
() 그보다 삼십 초 전에 자넨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브래지어를 끄르는 것이 자네가 바라던 가장 황홀했던 일이지. ()도대체 어떤 다른 방법으로 자네가 시간을 늦 출 수 있겠어?" ()
"긴 인생이란, 길게 느껴지 려면 많은 불쾌한 상황들로 가득 차야 하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면, 그런 인생을 누가 원하겠어?"
"내가." 던바가 그에게 말했다.
"왜?" 클레빈저가 반문했다.
"그것 말고 뭐가 또 있기나 해?"
함정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캐치-22였는데, 그 규칙은 긴박한 현실적인 위험의 면전에서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는 행위는 합리적인 심리의 전개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오르 는 미쳤고 그래서 비행 근무를 해제 받을 수 있었다. 그가 할 일이라고는 신청하는 절차뿐이었는데, 그가 신청만 하 게 된다면 그는 더 이상 미친 상태가 아니어서 다시 출격 을 계속 나가야 한다.
클레빈저에게는 징계위원회 임원들의 증오가 가장 이상했는데, 그것은 꺼지지 않는 숯불처럼 악랄하게 그들의 가늘게 뜬 눈에서 타올랐으며, 딱딱하게 굳고 악의에 찬 표면에 드러난 용서할 줄 모르는 표정에 담긴 잔인하고, 숨김없고, 냉혹한 증오였다. () 그들이 서로 헤어져서 제각기 그들의 고적함으로 되돌아간 다음에는 그에 대한 그들의 증오를 소중한 보물처럼 악착같이 가지고 가 버 렸다.
메이저는 너무 늦게, 그리고 너무 평범하게 태어 났다. 어떤 사람들은 평범하게 태어나고, 어떤 사람들은 살아가다 보면 평범해지고, 어떤 사람들은 남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평범해진다. 메이저 메이저의 경우에는 세 가지가 모두 겹쳤다. 두드러진 점이 전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는 어쩔 수 없이 나머지 모든 사람들보다도 더욱 두드러진 점이 없는 사람으로 두드러졌으며, 그를 만난 사람들은 그가 너무나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뚜렷한 인상을 항상 받았다.
긴 겨울밤이면 그는 집안에 들어앉아 마구를 손질하 지 않았고, 날마다 정오가 다 되어서야 침대에서 벌떡 일 어나서는 잡일들을 꼭 끝내지 않았다. 그는 현명하게 땅에 다 투자했고, 곧 그는 전국에서 어떤 사람 못지않게 많은 자주개자리를 재배하지 않게 되었다. 그가 돈을 많이 벌었으니까 틀림없이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웃들은 온갖 문제를 그에게 의논하러 왔다.
자넨 전쟁에서 이긴다는 걸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 어. "구접스럽고 꼬장꼬장한 노인이 코웃음을 쳤다." 진짜로 전쟁에 지는 데서, 어느 전쟁들에서 져야 하느냐를 아 는 데서 솜씨가 드러나지. 이탈리아는 수백 년 동안이나 전쟁에서 졌지만, 그래도 우리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살아 왔는지를 봐. 프랑스는 전쟁에서 여러 번 이겼지만 항상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어. 독일은 패배했지만 번영하고.
창조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비가 내리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할 만큼 무지한 사람들로부터 얻어 낼 수 있다는 얘기가 정말로 가능한가? 무한한 지혜를 지닌 전능하신 하느님이 6000년 전에 사람들이 천국에 다다르는 탑을 세우는 데 성공할까 봐 접을 냈다는 얘기가 정말인가?
얼마나 많은 승리자들이 패배자이고, 성공이 실패이고, 부자는 가난한 자일까? 얼 마나 많은 똑똑한 녀석들이 바보일까? 얼마나 많은 행복한 종말이 불행한 종말일까? 얼마나 많은 정직한 사람들이 거 짓말쟁이이고, 용감한 사람들이 겁쟁이이고, 충성스러운 사람들이 배반자들이며, 얼마나 많은 성자다운 사람들이 부패했고, 신뢰가 필요한 자리에 앉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 이 푼돈을 위해 그들의 영혼을 불량배들에게 팔아 버렸고, 영혼이라고는 지녀 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얼마나 많은 곧고 좁은 길이 비뚤비뚤한 길인가? 얼마나 많은 훌륭한 가족들이 형편없는 가족들이며 얼마나 많은 좋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인가?
"낸비, 오르는 그렇게 계획을 짠 거예요. 모르겠어요?
그는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을 짰어요. 그는 격추를 당하는 것까지도 연습했죠. 그는 출격을 나갈 때마다 그 연습을 했어요. 그런데도 난 그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그랬죠! 아, 나는 왜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그는 나를 초청했지만, 난 같이 가지 않겠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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