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하이젠베르크
번역 : 유영미
출판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발행 : 2023.06.15.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커다란 우주에 적용되는 물리법칙을 정립했다면, 양자역학은 고전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아주 미시적인 영역을 다룬 물리학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궁금하긴 한데 찾아봐도 알쏭달쏭하기만 했던 양자역학에 대한 (어차피 수학적으로는 조금도 이해불가) 개요와 철학적 배경 같은게 담겨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예상대로 하이젠베르크나 그의 동료들은 물리학/수학을 다루면서도 아주 직관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를 바탕에 깔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이 철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오류나 곡해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나름의 사고를 하며 끊임없이 토론하는 모습이 책에 가감없이 담겨있습니다. 에세이 형식이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적 내용보다는 어떻게 문제가 제기되고 함께 연구해나가는지가 책의 중심내용 입니다.
한가지 더 재밌었던 점은 독일 등 게르만 민족의 사고와 영국 등 노르만 민족의 사고방식에 대한 비교 서술 역시 재밌었습니다. 개인의 사고가 민족/문화의 사고와 서로 '상보'적이겠죠. 망가져가는 나치 독일의 상황에서 지식인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고민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보면서 하나의 사고가 학문으로 성립하기 까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지, (지금은 쉽게 무시되곤 하지만) 학자가 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로 발행되면서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하이젠베르크의 노벨 강연이 실린 점은 반가운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체 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재밌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출판사 책 소개 중 발췌>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의 발전’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 강연에서, 자신의 양자역학 연구가 고전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불연속적인 현상들을 보어의 대응 원리를 다듬어서 완벽한 수학 공식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음을 밝히고 양자역학이 향후 원자물리학과 우주 복사 양쪽 영역에서 놀라운 결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양자역학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각화와 객관화의 가능성을 더 많이 포기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자역학이 물리학의 공리로 받아들여진 오늘날의 시각에서 자신의 양자역학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과학이라는 거대한 지식 체계 안에서 양자역학이 조화롭게 융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으로 마무리되는 하이젠베르크의 노벨 강연 ‘양자역학의 발전’은 전공자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자료가 될 것이다.
'문화생활(공연,전시,영화, 책 )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과 일상. 스타벅스 펭귄북스 콜라보 책. 김금희 작가 (7) | 2024.09.24 |
---|---|
캐치-22. 조지프 헬러 작가 (5) | 2024.09.13 |
[책소개] 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0) | 2024.06.26 |
[책소개] 도둑 일기, 장 주네 (0) | 2024.06.10 |
[만화책] 바닷마을 다이어리 1~9권(완결) (0) | 2024.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