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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생의 베일, 서머싯 몸

by 55도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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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에서'로 잘 알려진 작가 서머싯 몸의 장편소설입니다. 나오미 왓츠가 주연인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개요>

원제: The Painted Veil
옮김: 황소연
발행일: 2007년 2월 2일 | ISBN 978-89-374-6137-8 | 348쪽
시리즈 세계문학전집 137

이야기의 몰입감이 높은 소설입니다. 등장 인물도 많지 않고, 각각의 인물이 충분히 묘사되면서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쓰여진 소설입니다. 게가다 결말까지 예측하기 어렵고 이런저런 반전이 숨어 있어 끝까지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교훈적인 요소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다 읽고 나면 교훈보다는 오히려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특히 타고난 본성 혹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성격이 형성된 뒤에는 더욱 지난한 일이겠죠. 동시에 남녀관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생각해봅니다.

(오히려 고전에서는 필터 없이 이런 부분들이 더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347페이지에 꽤 두꺼운 책이지만, 한번에 읽히는 흡인력 있는 소설을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지난 몇 주 동안 그녀가 깨달은 것은 남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때론 필요하지만
스스로를 기만하 는 행위는 언제나 비열한 짓이라는 점이었다.

 

 

<인용>

 

- 가스틴 부인은 엄격하고 냉혹하며 이래라저래라 하길 좋아하고 야심 많고 인색한 데다 우매한 여자였다.

- 그가 창피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머지않아 그가 좀처럼 자기 자신을 느긋하게 풀지 못하는 불행한 불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의식이 너무 강했다. 연회장에서 모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때도 월터는 절대 그 행렬에 동참하지 못했다. 자기 역시 기분이 좋고 즐기고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도 억지로 만든 것일 뿐이라서 냉소적인 비웃음처럼 보였고, 자칫하면 한껏 즐기고 있는 모든 사람을 싸잡아서 바보 패거리로 취급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그의 오만한 인내심과 냉소적 태도는 단지 그의 내면 속 깊이 숨겨진 나약함 을 가리기 위한 허울에 불과한 것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처럼 그녀가 보기에도 그가 똑똑한 사람이긴 하지만 가끔 그가 좋아하는 두세 명의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나 특별히 기분이 좋을 때를 제외하면 전혀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딱히 그녀를 지루하게 만드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관심을 끌지도 못했다.

- 그녀는 그가 용서해 주기를 바랐 다. 더 이상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을 위해서. 그것만이 유일하게 그에게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리라. 그에게 용서를 구해 봤자 소용없는 노릇이었고 그녀가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위해서 그것을 바란다는 의심을 그가 품게 된다면 그의 고집스러운 허영심(흥미롭게도 그의 허영심이 이제는 그녀의 화를 돋구지 않았고 자연스럽다 못해 그에 대한 동정심이 일게 만들었다.)이 필사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게 자명했다. 이제 유일한 기회는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이 그를 무장해제시킬 때였다. 그렇게 되면 그는 자신을 분노의 악몽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감정의 분 출을 환영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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