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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by 55도 2024.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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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읽었습니다. 북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저자: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출판: 디플롯

발행: 2021.07.26.

 

전체평을 하자면, 재밌지만 조금 아쉬운 책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인간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의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이 가득합니다. 개와 여우의 자기 가축화 가설 검증과정은 특히 흥미롭습니다. 보노보의 다정함 역시 놀랍습니다. 유인원화와 대안으로서의 접촉이라는 주장도 공감됩니다.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책이 향하는 결론은 다소 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결론을 향하는 과정이 그다지 부드럽고 명쾌하지도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듯 풀어쓰려고 한 노력이 오히려 논리 전달을 어렵게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자가 스스로 밝혔지만) 반론을 생략해서 이야기가 단순해져 뒤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깃거리가 많아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주장

사람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대뇌피질의 신경세포 밀도가 높은 종이 되었다. 우리 종의 자제력이 유례없이 강력한 이유도 이것으로 설명이 된다. 사람은 자제력이 강화되면서 마음이론, 계획 수립, 추론, 언어 등의 초강력 인지능력이 발달하게 되고 그에 이어서 우리 종 특유의 행동 현대성과 복합적인 문화 전통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를 고수할 때 몇 가지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첫 번째 문제는 우리의 뇌 크기가 최소 20만 년 전에는 현 생인류 수준이 되었지만, 화석 기록을 통해 가늠해 보면 현생인류 특유의 행동이 나타난 것은 약 5만 년 전이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 문제는 뇌가 큰 사람은 우리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와 나머지 사람 종 사이에 중요한 한 가지 다른 점이 남는다. 지금으로부터 5만 년보다 조금 더 전쯤에 우리 종이 사회연결망의 급속한 확장을 경험했다는 점 말이다. 사회연결망은 많은 이유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술 발전에 필수 요소다. 
자기 가축화는 다른 동물 종들에게서도 일어났을 수 있지만, 자기 가축화 과정이 시작될 때부터 극도의 자제력을 지녔던 것은 우리 종뿐이었다. 사람 자기 가축화 가설은 보노보와 개의 경우처럼 관용적일수록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얻는 보상이 커졌을 것으로 예측한다. 동시에 이 가설은 감정반응을 억제하고 관용을 베푼 뒤 돌아오는 보상을 계산할 줄 알았다는 점에서 우리가 그 어떤 종과도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바로 이 자제력과 감정조절 능력이 결합되어 사람 고유의 사회적 인지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핵심 주장인데 5만 년 전 우리 종이 사회연결망의 급속한 확장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 몇 부분만 발췌해 봤습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적자'는 우두머리 지위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더럽고 잔인하고 짧은' 인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우리는 진화를 일종의 창조 설화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것이 일종의 선형으로 연속되어 온 것이라고. 하지만 진화는 생명체가 호모 사피엔스의 '완성'을 향하여 깔끔하게 일직선으로 발전해 온 과정이 아니다.

우리의 친화력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우리 종에게는 우리가 아끼는 무리가 다른 무리에게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위협이 되는 무리를 우리의 정신 신경망에서 제거할 능력도 있다. 그들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협력적 의사소통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잘 읽어내는 개가 이 기술을 새끼에게 물려주는 데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능력도 얼룩무늬 털처럼 후대에 유전되는 형질일까?

사람이 통제하는 가축화 이전에 하나의 가축화 단계 즉, 자기 가축화 시기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사람이 무언가 창조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 막대한 양의 쓰레기. 조리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소화가 빠른 사람의 똥도 음식 못지않게 영양가가 풍부하다. 사람이 사는 천막에 접근할 만큼 침착하고 용감한 늑대라면 이 똥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인류는 이 생김새로 청소부 늑대에게 점점 관대해졌을 것이고, 머지않아서 이들, 원시 개에게 우리의 손짓을 읽을 줄 아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는 것을 파악했을 것이다.

암컷의 승리가 어느 정도로 완전하냐면, 수컷이 암컷을 만 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어머니를 통하는 것일 정도다. 암컷의 다정한 수컷 선호가 다정한 사회의 진화를 야기하는 선택압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사례다.
누구와 음식을 나눠 먹을지 선택하는 상황이다. 보노보는 자기와 같은 무리의 보노보와 나눠 먹을 수도 있고 아니면 만나본 적 없는 다른 무리의 보노보와 나눠 먹을 수도 있다. 테스트 결과 모르는 보노보가 있는 쪽의 문을 여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린이들은 집단 구성원이 아닌 외부자가 규범을 위반할 때 규범을 더 강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4~6세 무렵 어린이들은 외부자가 속임수를 쓰면 비용을 (사탕으로) 치러서라도 벌을 주고자 하지만 집단 구성원이 속임 수를 쓸 때는 벌을 주지 않으려는 경우가 더 많다.

고프가 지적하는 것은 비인간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인원화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유인원으로 부르거나 유인원에 비유하다 보면 사람들의 심리에 도덕적 배제가 발생하며, 이렇게 유인원화의 표적이 된 개인이나 집단은 기본 인권을 지켜줄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된다. 편견보다 유인원화가 현재 미국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 간 격차를 더 잘 설명해 주는 것이다.

유대인을 구출한 사람 수백 명의 증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찾아낸 공통된 특징은 단 하나였다. 그들 모두가 전쟁 전에 유대인 이웃이나 친구 혹은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낸 경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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