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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공연,전시,영화, 책 )/영화

[영화] 프렌치 수프, 트란 안홍. 풍성한 화면과 섬세한 이야기

by 55도 2025.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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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파파야의 향기로 잘 알려진 감독 트란 안홍의 작품입니다.

그린 파파야의 향기로 칸 영화제 신인감독상(황금카메라)을 수상한 트란 안홍은 이 영화로 트란 안홍은 76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합니다. 

 

줄리엣 비노쉬의 차분하면서도 뜨거운 내면을 지닌 캐릭터인 외제니 연기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처음에 요리 장면이 혹시 살짝 지루할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작부터 매혹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분주하지만 체계적으로 정돈된 주방, 절제된 쉐프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

진지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지만, 재밌는 장면도 많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 향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 심각하게 냅킨을 뒤집어 쓰고 식사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동시에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웠던건 밤에 차를 마시는 둘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촬영했는지 밤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환상적인 느낌도 잘 담아냈습니다. 은근한 분위기 속에서 결혼과 ‘문을 잠글 권리’에 대한 대화는 상당히 밀도감있네요.

 

영화 내내 인생의 가을을 받아들이는 현실적인 도댕의 태도와 한 여름을 좋아하고, 한 여름에 떠날 거라는 외제니의 뜨거움이 가볍게 옆에 놓여지면서 이야기에 힘이 실립니다. 

영화 내에서 성 어거스틴의 말이 인용됩니다.
“행복는 갖고있는 것을 계속 열망하는 것”이란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번역도 근사하게 했네요)

 


영화 내내 좋았지만, 마지막 장면까지 희망적이기도 쓸쓸하기도 하여 길게 여운이 남습니다.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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