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 벤더스 감독이 만든 일본 영화라니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기도 한 느낌입니다.
1. 개요
- 개봉: 2024.07.03.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드라마
- 국가: 일본/독일
- 러닝타임: 124분
- 수상내역 2024 47회 일본 아카데미상(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2023 76회 칸영화제(남자연기상)
2. 줄거리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 ‘히라야마’는 반복되는 일상을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이불을 개고, 작업복을 입고,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 마시고, 음악을 듣고 일터로 향합니다. 부지런히 일하면서 동료의 수다를 무시하기도 하고 부탁을 들어주기도 하며, 단풍새싹을 수집하고, 필름 카메라를 찍습니다. 일을 마치면 자전거를 타고 단골식당과 헌책방을 다니고, 책을 읽다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하지만 비일상적인 일도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동료, 동료의 여자친구, 친척, 단골가게 주인들, 알 수 없는 누군가와 교류하면서 일상의 리듬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3. 한줄평
"어디서 누군가가 그렇게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는 확실한 실감"을 주는 영화
4. 감상기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차별되는 점은 만들어 낸 이야기가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방법론에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보통 영화는 그럴 듯한 이야기, 현실적인 대사와 캐릭터가 주는 사실적인 느낌을 통해 관객을 몰입하게 합니다. 몰입이나 감정이입을 통해 가짜를 진짜처럼 느끼게 하는거죠. 하지만 이 영화는 반복되는 패턴 속에 이야기를 담아서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덕분에 영화가 끝났을 때 "어디서 누군가가 그렇게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는 확실한 실감" 같은게 느껴집니다.
루틴이 있되 여유 있어 초조할 것 없는 일상. 마음을 차분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 간소하지만 주도적인 삶.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고나서 며칠이 지나도 휘발되지 않고, '히라야마'의 하루를 시작하는 미소가 계속 떠오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누군가를 생각하면 지지 않고 충만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가벼운(?) 의지 같은게 생겨납니다. 과장하자면 그저 아침에 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하는 표정을 담기 위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야쿠쇼 코지의 아주 인상적인 마지막 롱테이크는 혼자서 무언가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불편할만큼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즐거워하기도 슬퍼하기도 화를 내기도, 혹은 그 모든 걸 한번에 하는 표정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인상 깊은 엔딩입니다.
언제까지 저런 삶이 지속가능할까 묻는다면, 그건 어느 삶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답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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