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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넷플릭스), 우디 앨런,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우아한 균형감

by 55도 2024.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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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감상하였습니다. (넷플릭스) 요즘 듄과 웡카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티모시 살라메와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1. 한줄평: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우아한 균형감

2. 줄거리

 

  개츠비(티모시 살라메)와 애슐리(엘르 패닝)은 뉴욕 근교 대학의 커플입니다. 개츠비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을 못찾았으나 포커, 영화, 재즈를 좋아하는 다소 시니컬한 뉴욕의 부자집 아들입니다. 애슐리는 영화를 좋아하고 기자를 꿈꾸는 학생으로  지역에 큰 은행을 여럿 갖고 있는 부호의 구김 없는 딸입니다.

  애슐리는 좋은 기회로 유명 감독을 인터뷰하러 뉴욕에 가게 되고, 이참에 자신이 잘 아는 뉴욕을 소개해줄 생각에 개츠비는 기대에 가득 차 있습니다.

(약스포)

  하지만 애슐리의 아름다움과 젊음에 반한 감독이 1시간 짜리 인터뷰 대신 신작 영화를 보여주게 되면서 일정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한편, 개츠비는 애슐리를 기다리다 전 여친의 동생 챈(셀레나 고메즈)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챈은 언니의 이야기를 하며 개츠비와 시간을 보냅니다. 

  감독에 이어, 각본가와 유명한 배우까지 만나는 족족 애슐리에게 반하게 되고 특히, 배우와 애슐리는 원나잇 직전에 배우의 여친 등장으로 겉옷만 걸치고 도망치게 됩니다.

 

 

레이니데이인뉴욕포스터

3. 감상평

  재치있는 대사들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챈의 대사들, 사막 농담이나 언니에게 들은 개츠비의 키스 점수 등 시니컬한 농담들이 적재적소에 나옵니다. 거기에 개츠비 형 결혼 상대의 웃음 소리 등의 에피소드도 묘하게 웃기지만, 제일 인상적인 부분은 마치 홍상수 초기작을 보는 듯한 세 명의 남자들입니다. 감독, 극작가, 배우의 낯뜨거운 구애가 날 것 그대로 화면에 나옵니다. (진짜로 얼굴이 뜨거워집니다.) 후반에는 애슐리의 속물적인 요소도 나오면서 영화에 냉소가 내내 은은하게 흐릅니다.

 

  그렇지만, 영화의 흐름을 바꾸는 건 개츠비와 개츠비 어머니의 대화입니다. 진실만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걸까요. 관객조차 믿기 어려운 개츠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개츠비는 드디어 세상으로 한발 내딛게 됩니다. 솔직함이라는 건 가장 확실한 해결방법이겠지만,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일까 싶을 정도로 참 어려운 미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평론가 평점은 엉망이지만, 저는 아름다운 뉴욕을 배경으로 세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시니컬하기만 했으면 헛헛했을텐데 뒤에 담긴 인상적인 이야기 덕분에 영화가 전반적으로 균형있게 느껴졌습니다. 비슷하지만 계속해서 그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우디 앨런 영화 작업의 의미가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음미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 근데 음미해버린 인생은 딱히 매력이 없지.

-카페 소사이어티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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