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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티스트(왓챠 감상), 키치하되 진중하게!

by 55도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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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영화 아티스트를 감상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독특한 지점에 있는 영화입니다.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받은 흔치 않은 영화이며, 미국이나 영국의 영화가 아닌 나라의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최초 사례입니다. 또한, 비평에서 성공함과 동시에 대중적으로도 성공해서 1억 380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얻었고, 미국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영화이기도 합니다.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줄거리 자체는 상당히 범속합니다. 전개나 구성이 특이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영화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영화아티스트

 
1. 캐릭터의 매력
 
주인공 조지 발렌틴(장 뒤자르댕)의 캐릭터는 상당히 고전적입니다.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스스로 변하고 맞추고 예측하고 따라가는 현대인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장르물에서 볼 수 있는 실패-노력-극복 or성공의 공식은 없으며, 일부 영화에서처럼 자신의 신념과 예술혼을 지키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약스포)
 
이미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그는 그저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지만, 현실은 그를 부적응자로 만듭니다. 깊이 좌절하는 그의 모습은 영화 캐릭터로는 조금 낯설고 때론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환하게 웃으며 연기하는 발렌틴을 보면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발렌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영화에서 발렌틴은 변하고 싶지만 변하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마치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처럼 그저 '생긴대로 장엄하게'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냅니다. 집사, 전당포 등 몇몇 에피소드에서 잘 보여주지만, 그는 끝까지 스스로를 파괴할 지언정 몰락하지는 않습니다. 현대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발렌틴만의 특색있는 캐릭터가 만들어집니다.
 
그의 캐릭터는 무성영화로 다루기 적합했고, 덕분에 캐릭터의 매력이 더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 뒤자르댕의 연기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습니다. 
 
 
2. 연기의 매력
 
생각해보면, 현대의 배우들에게 무성/흑백 영화의 배우들을 따라 연기한다는 영화가 아니라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대사 없이 과장된 표정을 짓지만 관객이 코미디로 느끼면 안 되고, 감정과 이야기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하는 거죠. 키치하면서도 진중하게! 장 뒤자르댕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필수적이고 또 압도적입니다. 낯섦도 잠시 관객은 서서히 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한편, 베레니스 베조는 별다른 스포트라이트 없이도 톡톡 튀는 개성있는 외모와 표정으로 영화의 흐름을 잘 살려냅니다. 덕분에 영화 속 영화에서 보이는 그 둘의 NG장면은 아주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미 여려 매체에서 여러 번 그려진 적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숨겨지지 않는 사랑의 설렘"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거기에 마지막 씬이 보여주는 두 배우의 탭댄스, 고전 영화의 완벽한 재현도 놀랍습니다. 대중성과 비평면에서 모두 성공한, 캐릭터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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