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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이브 마이카(하마구치 류스케)

by 55도 2024.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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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로, 2021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원작소설과 마찬가지로 안톤 체홉의 희곡 바냐아저씨를 소재로 하였고, 연극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같은 톤은 아니지만 HBO에서 제작한 스테이션 일레븐에서의 연극 무대와 연기도 생각났습니다. 

 

목차
1. 한줄평
2. 줄거리
3. 감상평
4. 관련 추천영화

 

 

1. 한줄평

 

진심이 전달되는데는 그 무게만큼의 과정이 필요하다.

어쩌면 진심은 그 과정 속에  조금씩 녹아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2. 줄거리

 

출연진

 

가후쿠 유스케 - 니시지마 히데토시
와타리 미사키 - 미우라 토코
다카쓰키 고지 - 오카다 마사키
가후쿠 오토 - 키리시마 레이카
이유나 - 박유림
공윤수 - 진대연
유하라 - 아베 사토코
재니스 창 - 소니아 위안
류정위 - 안휘태

 

연극배우인 카후쿠와 극작가인 오토는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입니다. 하지만, 카후쿠는 우연히 아내 오토의 외도를 목격하게 됩니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카후쿠. 그러던 어느 날, 오토는 가후쿠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그 날 저녁 귀가한 가후쿠는 급작스런 병으로 이미 죽어있는 아내를 발견합니다. 

 

2년 후 가후쿠는 히로시마 연극제에 초빙되어 연출을 맡게 되는데, 주최 측에서 규정상 전속 드라이버를 배정해줍니다. 오래된 차에 대한 묵은 애정을 갖고 있는 가후쿠는 미사키의 운전을 보고서야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운전대를 맡깁니다. 말없이 묵묵히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이들이 천천히 조금씩 서로에게 보여주는 조용한 공감은 영화의 중요한 축입니다. 

 

한편 연극제에서는 아내와 관계가 의심되는 고지가 오디션을 보고, 가후쿠에게 이야기를 걸어옵니다. 가후쿠는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는 고지를 주인공으로 발탁합니다. 고지와의 관계를 포함하여, 다양한 배우들과 함께 체홉의 바냐아저씨의 연극을 연출해 나갑니다. 가후쿠를 위시하여 이들이 겪게 되는 카타르시스를 보여주는 것 역시 이 영화의 중요한 다른 한 축입니다. 

 

카후쿠와 미사키

 

 

3. 감상평


영화에서 보는 연극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로 건조하게 대사를 읊기만 하다가 "자기 자신이 끌려나오는" 그 순간을 별다른 장치 없이 담아낸 하마구치 류스케의 연출에 감탄했습니다. 영화 속 연극? 아니, 영화 속 다큐 라는 단어가 조금 더 적절하겠네요. 한,중,일의 배우들이 각각 모국어와 수어를 사용한 연기 장면들이 다 좋았지만, 특히 수어를 사용한 이유나의 연기에  몰입하여 감상했습니다.

 

보고 들을 수 있어서 때론 더 많이 느낀다는 대사를 포함한 이유나, 공윤수 부부와의 식사 장면처럼 영화는 내내 끊어질 듯 툭툭 무심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조금씩 가까워지던 가후쿠와 미사키는 서로에게 진심을 털어 놓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잘 알던 친구에게도, 새로 알게된 이에게도 진짜 마음은 꼭꼭 숨습니다. 진심이 전달되는데는 그 무게만큼의 과정이 필요하고, 어쩌면 진심은 그 과정 속에  조금씩 녹아있을 겁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사람과 제대로 된 상황에서만  충동적으로 나오는 것이 진심 혹은 진실임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이 소설 '나자'에서 "아름다움은 발작적인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아름다움이 아닐 것이다."라고 했는데 아름다움을 진심으로 그대로 옮겨도 충분히 설득적입니다. (이 영화의 전작인 '우연과 상상' 마지막 편에서도 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제대로 상처를 받았어야 했어. 진실을 놓쳐버렸어. 계속 못본 척 했어."

"어쩌겠어요. 계속 살아가는 수 밖에요."

 

 

 

<스포>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합니다. 미사키는 왜 한국에서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가후쿠의 차는 깊은 교감을 통해 얻게 된 유산이자 새로운 출발의 동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관련 추천영화

 

우연과 상상.

같은 감독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결이 달라서 또 재밌습니다. 

 

[영화] 우연과 상상 (잠시지만 진실해지는 순간)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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