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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공연,전시,영화, 책 )/영화

[영화] 괴물. 확신이 갖는 위험.

by 55도 202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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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는 열심히 극장에서 찾아봅니다. 영화 괴물은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했으며 사카모토 유지 각본, 작고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으로도 화제가 됐습니다. 영화 어느 가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안도 사쿠라 주연입니다. 
 

1. 한줄평
2. 줄거리
3. 감상평(인상적인 장면들)
4. 관련 추천영화: 문라이트(왓챠)

 
1. 한줄평
 
  단면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면, 확신은 언제나 위험한 게 아닐까. 
 
  
2. 줄거리
 
  싱글맘인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낍니다. 학교를 찾아가도 교장선생님과 담임(호리) 선생님의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합니다. 그러던 중 사오리는 미나토의 이상 행동이 같은 반 친구 요리와 관련되었다고 느낍니다.
  빌딩 화재와 함께 시작하는 영화는 사오리, 호리, 미나토의 시점으로 크게 나누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약간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이런 형식 덕분에 인간이 갖고 있는 인지능력이나 판단능력의 한계가 시각적으로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3. 감상평(인상적인 장면들)
 
   (약스포)
 
  재밌는 점은 사오리의 눈에는 교장선생님, 호리선생님의 이상한 면만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교장선생님이 태연하게 아이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장면과, 호리 선생님이 사과 도중 사탕을 먹는 장면은 경악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사오리가 자기 혹은 자식 밖에 모르는 인물은 아닙니다. 사회에서 주어진 자기 몫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고, 혹시 아이가 가해자는 아닐까 요리의 집을 조심스레 찾아가는 정상적인 인물입니다. 덕분에 관객은 사오리의 시점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함께 분노하게 됩니다. 
 
  이상함과 분노가 증폭되던 중,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 호리선생 시점으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호리 선생은 화재와도 걸스바와도 무관하다는 사실이 초반에 밝혀집니다. 사오리의 시점에서는 영락없는 사이코패스였지만 그는 성실하되, 단지 꽤나 요령 없는 교사입니다. 그는 교장과 동료들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다 결국 공식적인 사과까지 하게 됩니다. 언론을 그를 자극적인 소재로 소모하고, 대중은 그를 아주 쉬운 공공의 적으로 삼아 욕합니다. 심지어 그 과정을 다 알고 있는 애인마저 떠나버립니다. 르클레지오는 소설 황금물고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 이 순진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본 것과 남들이 말하는 것과 남들이 믿게 하려는 것을 우선적으로 믿고 있었다"

  대부분의 진실이 밝혀지는 미나토의 시점으로 이어집니다.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요리와 미나토가 겪고 있는 사회적 압박은 놀라울 정도 입니다. 특히 요리는 아버지의 학대과 아이들의 놀림을 동시에 받습니다. 미나토는 요리를 좋아하지만 표현할 수 없고 학교라는 사회에 부딪히며, 심한 갈등을 겪습니다. "제대로 된 가족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했다"는 엄마의 마음 역시 평범한 기대일 뿐이지만 미나토에게는 본심을 말하기 어렵게 하는 정서적 부담입니다.
 
  영화 괴물은 성장영화가 아닙니다. 하나의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갖추는 시기에 받게 되는 사회적 압박을 충격적일만큼 잘 그려냅니다. 
 
    ○ 가장 인상적인 장면 : 미나토와 교장선생님의 만남

       영화내내 진심을 보이지 않던 미나토와 교장선생님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습니다. 적당한 거리 덕분인지 슬픔의 공명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상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대사 내용도 좋지만 관악기 2대의 불협화음이 묘한 긴장과 울림을 만들어 냅니다. 잊혀지지 않는 소리이자 영화에서 가장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데 말할 수가 없어서 거짓말을 했습니다."(미나토)
           "몇몇의 사람만 가질 수 있는건 행복이라 하지 않는다."(교장)
        
        
  논란의 마지막 장면이 환상 혹은 다시 태어남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어찌 보면 중요하지 않은 듯합니다. 사회적 편견이나 누군가의 기대에서 벗어나 찾는 행복은 그저 환상으로 보일만큼 어렵기만 합니다. 
 
 
4. 관련 추천영화
 
- 문라이트: 퀴어영화이자, 정체성에 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선택해야 할일이 있을거야. 그걸 남에게 맡기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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