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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티탄,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왓챠 감상). 무지막지한 에너지.

by 55도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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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4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영화 티탄을 감상했습니다. 박찬욱 감독과 강동원 배우가 이 영화를 극찬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생각보다 화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개요>
개봉 : 2021.12.09.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SF, 스릴러
국가 : 프랑스, 벨기에
러닝타임 : 108분
 
뱅상 르그랑 역 - 뱅상 랭동
알렉시아 / 아드리앵 역 - 아가트 루셀

 

티탄포스터



 
<감상기>
 
알렉시아역의 아가트 루셀은 장편 데뷔작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로 강렬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여자의 몸이 대상화되지 않고 그저 몸으로 보인 영화가 또 있을까요. 

뱅상역의 뱅상 랭동 역시 독특한 표정과 몸짓 연기로 이 이상한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이끌어 냅니다. 하나하나 짚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동물적이고 육체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스포)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알렉시아가 한 사건을 계기로 연쇄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공포에서 온 우발적인 살인 후 차량과 성행위를 벌이고 임신하게 됩니다. 이후 그녀는 살인욕구에 의한 무차별 살인으로 나아갑니다. 공개수배에 이르게되고, 피하기 위해 10년 전 실종된 아들을 찾던 슬픈 아버지 뱅상의 아들 역할을 위해 남장을 합니다. 
 
뱅상은 아들 아드리앵을 잃은 슬픔을 갖고 있지만, 강한 육체를 지닌 남성적인 소방관이자 리더입니다.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강한 애정은 알렉시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이 됩니다. 거짓을 믿고 거기에 기반한 맹목적 사랑이 싹틉니다.

이야기는 거기서 한발 더 나갑니다. 자신이 이길 수 없는 강한 존재의 맹목적 사랑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변할까요. 미친 살인마에 가까운 알레시아는 뱅상의 목숨을 구합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 또 다른 사람을 구합니다. “마카레나” 장면. 일견, 신약성경의 변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극중 뱅상은 아드리앵을 예수라 부르게 하기도 하고, 감독은 사랑의 탄생을 그리고 싶었다고 인터뷰 했습니다.)

뱅상은 알렉시아가 아들이 아님을 알게 되는데도 “나를 믿니”라는 의미 심장한 대사와 알렉시아에게 면도를 해줍니다. “이래야 수염이나”. 뱅상은 처음부터 맹목적인 사랑을 쏟을 대상이 필요했던 건지 모릅니다.

진짜 수염이난 만삭의 알렉시아는 뱅상에게 이성적인 사랑까지 느끼게 됩니다. 수염 난 임산부와 아이를 받아주는 뱅상. 그들 사이에서 척추가 티타늄으로 된 아이가 태어나며 영화가 끝납니다.

 


 
아주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완전히 새롭고 강렬하고 독특한 영화입니다. 무지막지한 에너지의 영상과 사운드가 앞서고 서사는 그저 뒤따라갈 뿐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어느새 서사가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전반부에서 보여준 둘의 만나기 위한(?) 과정만큼이나 후반부의 만남 역시 인상적입니다. 겨우 두 명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라고 믿기지 않습니다. 
 
강렬하긴 하지만 아주 잔인한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새로운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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