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장송의 프리렌을 봤습니다.
2021 일본 만화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만화를 애니메이션화 했습니다. 원작만화는 그림 아베 츠카사, 글 야마다 카네히토 입니다.
예전에는 만화를 많이 봤었는데 요즘은 안보게 됩니다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영화화 하면서 호기심이 생겨 만화책을 봤었습니다. 만화 대상 대상작들은 한번씩 볼만하겠다던 참에 노상호 작가가 장송의 프리렌 얘기를 해서 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개요>
감독: 사이토 케이이치로
장르: 판타지
제작: 매드하우스
화수: 28화
등급: 15세 관람
방송: 2024.01
소년만화 풍의 그림에 판타지장르라 망설였는데 결론은 보길 잘했습니다.
프리렌은 엘프로 인간과는 다른 시간 관념과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가벼운 유머의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인간과 달라 인간을 의문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외부인입니다. 주인공이 이렇다보니, 애니 전체적으로 유한한 인간 삶의 이유와 살아갈 방법에 대한 질문이 계속됩니다.
마왕을 쓰러트린 이후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도 신선합니다. 프리렌은 이미 마왕을 쓰러트린 용사 파티의 마법사이지만 함께 했던 동료들은 곧 죽음을 맞이합니다. 과거의 파티 기억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현재의 파티에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잘 끌어갑니다. 재밌습니다.
한편, 겁이 많음 용사의 자질임을 보야주는 에피소드, 마족의 긍지를 이용해 기꺼이 비겁한 자가 된 마법사의 이야기, 무시무시한 싸움을 계속해나가는게 아니라 사람들을 도와나가는 용사 등 인물도 신선합니다.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 : 사실 이 마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듭니다. 한나 아렌트는 ‘행위’는 이야기로 남아 공론의 영역에 기록되고 유한한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합니다.
인간의 사멸성은, 탄생에서 죽음까지 전개되며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개별적 삶이 생물학적 삶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죽을 운명인 인간 삶의 지속성을 훨씬 능가하는 세계의 지속성과 영속성 때문에 세계의 실재성을 신뢰한다. (한나 아렌트)
시시하고 즐거운 여행 : 마왕을 물리치기러 가는 파티의 용사의 태도라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나사 빠진 말이지만 마음을 움직입니다.
당나귀는 모든 것을 짊어진다. 사람들이 그에게 지우는 짐들(신적 가치들)을, 그 스스로 떠맡는 짐들(인간적 가치들)을, 그리고 짊어 질 것이 더 이상 없을 때는 자신의 피로해진 근육의 무게(가치들의 부재)를 짊어진다. (니체)
어떤 마법이든 고를 수 있는 기회에 옷이 깨끗해지는 마법을 선택한 페른의 에피소드가 이 애니메이션을 잘 설명해주는게 아닌가 합니다.
2기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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