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핀란드의 영화감독으로 전 세계 예술영화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컬트 감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는 78분의 짧은 러닝타임의 영화이며, 그의 1989년 작입니다.
<개요>
개봉 : 2001.04.28.
장르 : 코미디
국가 : 핀란드, 스웨덴
러닝타임 : 78분
<감상기>
인상적인 점은 핀란드의 실제 밴드 '슬리피 슬리퍼즈' 가 연기를 했다는 점입니다. 짧은 러닝타임 중에서도 음악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크고 꽤 연주가 현란합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비현실적이면서도 묘하게 리얼한 느낌이 나서 이 영화만의 독특한 정서가 형성됩니다.
줄거리는 핀란드의 밴드가 좌충우돌하며, 결국 멕시코의 가요차트에 오르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매니저가 밴드를 착취하고, 미국 사람들의 새로운 문화에 대한 거부 반응, 다소 살풍경한 미국의 풍경 등 시니컬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인상을 쓸 일은 전혀 없습니다. 감독은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보이기 위한 복잡한 장치들을 싹 걷어냅니다. 오히려 빈 부분을 예상치 못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채워 웃음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독특한 머리모양을 맞춘 강아지, 맥주캔이 쏟아지는 장면, 양파를 먹고 살을 태우는 장면, 감옥의 소음 등등 맥없이 웃음이 터집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매력에 은근히 빠져서 한번 더 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분일 뿐이긴 합니다.
<아키 감독>
- 씨네21 영화감독 사전 발췌
카우리스마키 영화의 뿌리는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고다르 영화의 60년대식 사랑과 무정부주의에 대한 향수, 새뮤얼 풀러와 로버트 올드리치류의 할리우드 고전영화에 대한 애착,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소설의 달콤한 냉소주의 등이 카우리스마키의 영화 화면에 배어 있다. 그러나 카우리스마키 영화의 진정한 실체는 핀란드와 헝가리의 보헤미안 전통일 것이라고 영국의 평론가 피터 코위는 말한다. 이것은 자살할 용기가 없어서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했다가 낭패를 보는 <나는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했다 I Hired a Contract Killer>(1990)나 돈이 없어 밥을 못먹어도 돈을 빌려서라도 술잔치를 벌이며 호기있게 인생을 사는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보헤미안의 삶 La Vie de Boheme>(1992)과 같은 영화를 관통하는 정신이다. 카우리스마키는 세상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사람들의 슬픔과 절망을 코미디로, 가끔은 비극으로 그려낸다. 이 괴짜 핀란드 감독의 좌충우돌하는 유머는 보헤미안 정신의 영화적 형상화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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