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보스턴 교살자>를 디즈니 플러스에서 감상하였습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보스턴 연쇄 살인사건은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쓰며 참고했다고 여러 매체에서 보도하였습니다.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찜찜한 사건이라는 점이 유사하고, 각각의 방식으로 영화 역시 그 찜찜함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만, 영화가 흘러가는 방식은 <살인의 추억>이 한결 극적이고, <보스턴 교살자>는 자극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차분하고 지적으로 흘러갑니다. <보스턴 교살자>에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화면도 최소화되었고, 불필요한 스릴러의 요소 역시 배제하였습니다.
덕분에 좀더 큰 차원에서 해당 살인 사건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경찰의 '고의적인 무능함', 언론사에서 여성의 역할, 가정 내에서 여성의 역할 등이 잘 드러납니다. 물론 로레타의 남편의 스트레스도 이해는 갑니다.
차분하게 흘러가던 영화를 보던 중 진의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항상 남들을 걱정하면 미쳐버릴 거예요.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관해서는 미안해하지 말아요
어쩌면 "작은 일이라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라."라고 말하는 건 늘 기득권의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틀을 깬 누군가가 없다면 늘 그 틀대로 세상은 돌아가겠죠.
(스포)
연쇄살인마를 따라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살인을 숨긴 인간들은 대조를 하지 않더라도 비열한 인간이지만 영화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며 기사를 쓴 로레타와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에 결국 로레타는 이혼을 하지만, 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실화라기에는 참 드라마틱하고 인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초반에 약간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중반 이후로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다양한 생각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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