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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레이디 버드, 이게 내 최고 모습이면?

by 55도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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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버드, 지금 버전의 날 그냥 좋아해주면 안될까.]

목차
1. 한줄평
2. 간단 줄거리
3. 감상기
4. 영화 밖 이야기
5. 관련 추천 영화

 
 
1. 한줄평
    “사랑은 그만 받고 싶어. 지금 버전의 나를 그대로 좋아해줘”라고 말하는 소녀의 성장 영화 (별점 7/10)

영화레이디버드-레이디버드포스터

 
2. 간단 줄거리
 
  평범하고 조용한 도시, 새크라멘토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인 주인공 크리스틴(시얼샤 로넌)은 스스로에게 “레이디버드”라는 이름을 지어 줍니다. 이 행동만으로도 이미 범상치 않지만, 막상 크리스틴은 그녀가 사는 도시만큼이나 평범합니다. 중산층이 되려다 만 부모님 아래서, 평범한 보통의 친구들과 우정을 나눕니다. 그렇다고 음악이나 글쓰기에 별다른 재능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사랑에 대한 관심도 그 나이 또래와 비슷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래도 그녀의 삶 중 연애는 가장 다이나믹한 요소입니다.

  먼저, 가족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가 부각됩니다. 어머니는 가족을 감정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당장 금전적인 문제들을 해결 해내기도 바쁩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도 아닙니다. 극중 표현에 따르면 어머니는 “다정하지만 무서운” 사람입니다. 아버지는 경제적으로는 실패했지만 크리스틴을 감정적으로 지지해줍니다. (다만, 비중이 별로 없습니다.) 어머니와는 대학 진학 문제로 영화 마지막까지 다툽니다.
 
- 하단부터 약 스포일러 -

  한편, 연애는 제법 잘 풀리는 듯 합니다. 가장 번듯하고 부유한 대니와 사랑에 빠집니다. 꽤나 깊이 사랑에 빠지는 듯 하지만 그가 게이임이 들통납니다. 이번에는 그 남자와 정 반대인 듯한 시크한 남자와 만납니다. 하지만 크리스틴은 유아스러운 PC함, 이기심과 시크함이 뒤섞인 어딘가에 있는 카일의 자기애에 다시 한번 상처받습니다.
 
  결국 크리스틴은 원하는 대학에 추가 합격해 뉴욕으로 이사를 갑니다. 하지만 거기서는 본인을 크리스틴으로 소개하고, 스스로 주말에 성당을 찾아갑니다. 
 
3. 감상기
 
  주인공이 평범하다고 영화가 재미없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사춘기 때 누구나 겪을 만한 약간의 ‘똘끼’ 정도를 가진 주인공을 보며 나 혹은 자녀를, 부모님을, 가까운 누군가를 떠올리며 흥미롭게 영화를 보게 됩니다.

  연애 이야기는 장르적 성격을 지닙니다. 남성을 스테레오타입화 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아 부담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오히려 영화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아닌가 합니다. 어머니는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있는 그대로 두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또, 크리스틴을 옆에 두고 의지하고 싶은 은근한 욕망이 때때로 드러납니다. 운전면허, 정리정돈 등 사소한 일부터 경제적 어려움과 이기심을 들먹이며 크리스틴을 압박합니다. 하지만 크리스틴에게 ‘희생’과 '변화'가 필요한 ‘사랑’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복잡미묘한 갈등을 무거운 사건 만들지 않고, 파티에 갈 옷을 고르며 슬쩍 제시한 점이 이 영화 연출상 가장 뛰어난 점이 아닌가 합니다. 
 
"난 그냥 엄마가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널 사랑하는 거 알잖아"
"근데 좋아하냐고?"
"난 네가 언제나 가능한 최고의 모습이길 바라"
"이게 내 최고의 모습이면?"

레이디버드스틸컷

 
  이 영화를 보면 자식을 떠나 보내는 어머니의 양가감정을 잘 그려낸 영화 "보이후드"가 떠오릅니다. 어머니의 허탈함을 쏟아지는 울음과 함께 그대로 보여 알린 보이후드와 달리, 레이디버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어머니를 위로합니다. “뉴욕으로 이사한 새크라멘토에서 태어난 크리스틴” 버전 그대로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는 크리스틴의 모습을 통해서 말이죠.

4. 영화 밖 이야기

“프란시스 하”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레타 거윅의 감독 데뷔작입니다.(아직도 마지막 장면이 눈빛 연기가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사실 그레타 거윅은 우리의 20세기, 매기스 플랜 등에서도 좋았고, 레이디버드 이후 영화 작은 아씨들의 각본/감독으로 안정적인 연출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영화 바비로 미국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레이디버드는 너무나 자전적 영화일 듯한데 인터뷰에서 여러 번 아니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시얼샤 로넌은 이후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조 역할로 다시 한번, 그레타 거윅과 호흡을 맞춰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두 영화 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중요한 역할은 아니지만 인기 많은, 티모시 살라메도 등장합니다.(그러고 보니 작은 아씨들에서도 나오는군요!)
 

 
 
5. 관련 추천 영화
 
  - 본문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아직 안보셨다면 “보이후드”를 추천드립니다. 실제 배우들의 성장을 그대로 담아 더욱 감동적입니다.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어머니와 딸 관계를 한번 더 같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코다. 조금 더 장르적 성장/가족 영화.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 가사가 그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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