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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화론.

by 55도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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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 작가의 책이며, 작년에 상당히 화제가 됐었던 책입니다. 

기자 출신답게 일반적인 과학서적이나 에세이의 양식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마치 소설처럼 급변하는 이야기 속에 삶에 대한 작가의 의지와 진화론에 대한 생각들이 잘 녹아있습니다.

중간에 심리학자들의 의견을 소개한 뒤, 반전을 향해 나아갑니다. 

스스로의 치부를 먼저 보이고, 나아가 자신의 조국(미국)의 아픈 구석을 드러내고, 다시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강한 이야기 속에서도 희석되지 않은 과학이나 진보에 대한 작가의 의식이 돋보입니다. 

 

 

<인상적인 내용들>

 

낙천적인 아버지 이야기. 

 

스탠포드의 초대 학장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대한 이야기. 

30대 중반. 학장. 모든 자료가 불탔으나 다시 시작. 
40대. 스탠퍼드 학장. 다시 지진. 물고기에 명찰 꿰메고 물뿌리며 다시 시작.

다윈진화론의 마지막 문장.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어떤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아버지도 데이비드도.

친구. 이메일.
소중하고, 너무나 정교한 뭔가를 쌓아 올렸다가 '그 모든 게 다 무너지는 걸 목격한 그 사람' 그 사람은 계속 나아갈 의지를 어디서 다시 찾았을까 하는 그 질문. ()카프카는 '파괴되지 않는 것'이라고 불렀어. 파괴되지 않는 것은 낙관주의와 는 전혀 무관해. ()우리는 그 파괴되지 않는 것을 온갖 종류의 다른 상징과 희망과 야심 등으로 가리고 있어. () 만약 그 모든 잉여를 제거한다면(혹은 제거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 파괴되지 않는 그것을 찾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가 일단 그 것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카프카는 여기서 더 깊게 들어가. 그는 우리가 파괴되지 않는 것을 낙관적이거나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하 게 해주지 않아), 그것은 실제로 우리를 찢어발기고 파괴할 수도 있어.

운명의 형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의지다.
이 말은 그가 자기 자신에게 결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런 종류의 거짓말이다. ()그조차도 절망에 완전히 집어삼켜지지 않으려면 그 거 짓말이 진실이기를 믿어야만 했던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으로 산다는 건 가혹한 운명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세상이 기본적으로 냉담한 곳이라는 것을 잘 알 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고, 수십만 명을 상대로 경쟁해야 하며, 자연 앞에서 무방비 상태이고,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이 결국에는 파괴될 것임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거짓말 하나가 그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낼 수도 있다.

제인 스탠퍼드 독살. 학장에서 물러나고 1880년대 ‘우생학’ -> 불임화. 실제로. -> 인디애나주 합법화까지 -> 명문대 모두 -> 10년후 히틀러 -> 록펠러. 카네기 등도 -> 1920년 반대 움직임도 있었으나 결국 1927년 대법관통해 연방법(캐리) 제정 -> 6만건 -> 여전히 (나치보다 먼저 오래)

(전 이 인간의 좋은 면만 말할 때도 끝내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애나는 열아홉 살 때 그 수용소에서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불임화를 당했다. 1967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 벽돌벽 안에 처음 들어 간 것은 그보다 12년 전인 겨우 일곱 살 때였다.

 

우리는 작은 티끌들, 깜빡거리듯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우주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이 진실을 무시하는 것은 정확히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우월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믿음 때문에 자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폭력을 저질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명민하고 선한 사람 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호흡, 모든 걸음마다 우리의 사소함을 인정 해야 한다. 그물망.


어류라는 범주가 사라졌는지 물었다. 멜라니는 "어이쿠 하고 운을 떼더니 "널리 그렇게 받아들여지죠"라고 말했다. 당신도 상상할 수 있듯이 무덤덤하게. 그 관념이 학계 밖으로는 도저히 퍼져 나가지 않는 것을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 그는 자기가 대적하기에 너무 센 적수를 상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스러워했다. 그 센 적수는 바로 직관이다. 그는 사람들이 결코 편안함을 진실과 맞바 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무언가에 이름을 붙이 고 나면 더 이상 그걸 제대로 바라보지 않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연민이었다.

"어류"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경멸적인 단어다. 우리가 그 복잡성을 감추기 위해, 계속 속 편히 살기 위해, 우리가 실제보다 그 들과 훨씬 더 멀다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다. ()인간이 항상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상상 속 사다리 에서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와 다른 동물들 사이의 유사성을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것 말이다. ()어떤 인지 과제에서 동물들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면-예를 들어 특정한 새 종들은 수천 개의 씨앗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기억할 수 있다-그들은 그것을 지능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치부한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하나의 범주란 잘 봐 주면 하나의 대용물이고 최악일 때는 족쇄임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약속을 얻었다() 파괴와 상실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들 역시 혼돈의 일부이기 때문에.

나는 따스함이 넘쳐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움켜잡고 생각한다. 가장 희망적이었던 순간에조차, 나의 하찮은 뇌는 그녀만큼 한 없이 도취시키는 존재를 꿈에도 결코 상상해내지 못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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